무대 위로 올라간 베라는 시시하다는 듯 지면을 발로 꾹꾹 밟았다.
갑자기 침식체라도 튀어나올 줄 알았는데,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풉...
같이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은데, 위험한 뭔가가 없는 미로라니...
적응이 안 되네.
베라는 느긋하게 기둥에 기대어 주변을 둘러봤다.
맞아.
여기는 나랑 안 맞아. 그리고 너무 소녀 같은 색깔도 마음에 안 들어.
"로맨틱", "꽃", "풍선" 같은 것도 다... 말을 말자.
하지만 가끔 이렇게 같이 지루한 놀이를 하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은 것 같아.
베라는 고개를 돌려, 웃으면서 지휘관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제 재밌는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지휘관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베라의 얼굴이 그의 눈앞에 나타났고, 그녀는 주먹을 쥐어 지휘관의 머리를 때렸다.
다음에도 이런 이벤트가 있으면, 나만 초대해야 해.
하, 지휘관은 역시 바보라니까.
욕심이 많아서 나쁠 건 없잖아?
어쨌든, 기억해 둬.
이런 "테마 이벤트"는 나만 초대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