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임새가 나쁘지 않네.
저 큰 문은 언제 열리는 거야?
원래대로라면, 미로를 통과하고, 산책로에서 걸어 나온 이들에게 무대에서 "진지한 고백"을 하기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미로의 설계자가 기대했던 것과 확실히 달랐다.
알파는 태도를 든 채, 무뚝뚝하게 기둥에 기대어 있었다. 그녀는 이 15분 동안 쉬기만 하려는 것 같았다.
알파는 지휘관의 시선을 느낀 건지, 갑자기 눈을 떠 지휘관을 쳐다봤다.
승격자랑 단둘이 있는 건, 네 이력에 큰 오점이 되지 않을까?
왜 말을 못 알아듣는... 그냥 말을 말자.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알파는 전장을 위해서 태어나기라도 한 듯, 언제나 싸움에 엮여있었다.
분위기가 온화한 곳으로 들어와서 그런 건지, 착각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알파의 표정도 조금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이런 곳에 딱히 관심이 없을 뿐이야.
말했잖아. 네가 연락하지 않았다면, 이런 곳에 발도 들이지 않았을 거야.
알파는 이 정교하게 설계된 미로를 비웃는 듯했다.
이런 "놀이"도 이 정도면 충분해.
다음에는 내가 훨씬 더 놀라운 곳에 데려다줄게.
이 지루한 곳을 떠나, 더 광활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거든.
모든 굴레를 깨부수고, 더 강해져서 이 세상을 통제할 거야.
나는 그때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어.
지금 거절하는 거야?
현명한 선택이네. 내가 "너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구나.
그럼, 계속 서로를 경계하면서, 이용하자고.
누가 이 재앙에서 승기를 거머쥘지 벌써 기대되네.
문이 열리자, 알파는 무기를 넣고 망설임 없이 걸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