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탑을 떠나는 수송기에서 사가와와 장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침식체가 하얀 거탑을 쓸어 무너뜨리는 순간에만 그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럼 공중 정원은 우릴 어디로 데려갈 생각이지?
걱정 마. 마이아시가 모두의 입주에 동의했거든.
잠시 후에 공중 정원이 생활 자원을 지원해 줄 거야.
...앞으로 다른 사람의 집에 얹혀살게 되는 건가.
...영감, 그걸 고민했던 거야?
다른 사람의 집에 얹혀산다는 건 생살권을 다른 사람에게 쥐여준다는 뜻이야.
당시 너를 집에서 쫓아냈을 때도 이 말을 했었지.
영감, 그래도 집까지 없는 것보단 낫지. 다른 사람에게 얹혀사는 걸 따질 때가 아니잖아?
지붕이라도 있는 게 다행이지. 살아있는 한 언젠가 다시 일어설 수 있어. 안 그래?
……
...그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