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바이러스가 퍼졌고, 인류는 공포에 휩싸였다. 발광하는 기계들... 공격... 지면의 방위군... 전선에 투입된 의료병... 전쟁이 일어났다... 시민 여러분, 진정하세요...
저, 전 동의할 수 없어요! 내 소중한 아들과 딸이 침식된다면... 거긴 전쟁터란 말이에요! 후방이라고 해도 너무 위험하다고요! 절대 동의할 수 없어요!
이럴 때 그 어떤 단체도 그 어떤 개인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어... 그 누구도 말이야! 우리 가족도! 나도 마찬가지야!
당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 보라고요! 당신은 의료 센터의 임원진이잖아요! 그 정도 책임은 미룰 수 있잖아요!
병역 임무를 회피하라고요? 이건 전인류의 전쟁이라고요. 지구에 있는 한 도망칠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겁니다.
두 사람은 감정이 격해졌다가 오랜 침묵에 빠졌다. 홀로그램은 전쟁터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사람들의 울음소리, 포격 소리, 기계가 내는 소리들이... 집에서 울려 퍼졌다.
아빠, 엄마.
……
제가 전투 구역으로 가게 허락해 주세요.
난 절대 싫어! 살아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르는 곳으로 가면 아빠의 의료 센터는 누가 물려받아!
오빠는... 가면 안 되죠. 아빠의 가업을 물려받을 사람은 있어야 하니까요.
어쨌든 전 안 돼요! 전 갈 수 없어요! 전 여자아이잖아요! 최근 그룹 이사장님 아들과 만나게 해주겠다고 하셨잖아요.... 전 이제 곧 약혼식을 앞두고 있는 셈인걸요!
언니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만약 언니가 전쟁터로 간다면... 엄마께서 많이 걱정하시겠죠.
만약 내가 간다면...
적어도 저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그럴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