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도망쳐!!!
침식체가... 침식체가 공장에서...
울지마!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이미 탈출하려고 엘리베이터에 탔잖아!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신경 쓸 여유 따윈 없어. 자신이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침식체야! 침식체가 견인 장치를 막고 있어!
우와!!!
이대로 가다간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 거야!
동생이! 동생이 붙잡혔어요!
수녀님! 제발 제 동생 좀 구해주세요!
……
제발요...
수녀는 남자아이를 뿌리쳤다.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 다리를 들어 차버리자 침식체는 엘리베이터에서 떨어졌다.
오빠...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망할 할망구가 우리를 지켜줄 테니까.
세상은 만만치 않아. 앞으로 네 동생을 지킬 수 있는 건 너뿐이라는 걸 잊지 마.
뭐?
수녀가 자신이 쓰고 있는 스카프를 벗은 후 방해되는 치마를 찢어내자 피부밑의 기계 구조가 드러났다.
한 쌍의 칼날 날개가 등 뒤에서 펼쳐지고, 그녀는 곧장 몸을 날려 침식체가 우글거리는 심연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