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다차원 연출 / 선서망향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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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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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결말1: 악룡에 먹힌 기사

죽음을 알리는 피리 소리는 깨진 만가 마냥 너무 슬펐다.

당신의 생각은 멀어지고 몸은 무거워집니다.

몸을 뒤틀고, 긁히며, 보이지 않는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거대한 용처럼, 위험하게, 날카롭게, 미친 듯이 울부짖고, 포효했다. 연주하는 음률이 무질서해지기 시작했고, 피리 소리는 점점 낮아졌으며, 힘이 다한 사람이 억지로 비틀린 곡조를 유지하려는 듯 목이 잠긴 상태에서의 처절한 마지막 울음소리였다.

피리 소리가 멈췄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똑.

똑, 똑, 똑.

끈적끈적한 혈액이 모래에 떨어져 빠르게 흡수되었고 이성이 조금씩 잠식되었으며 생명력이 천천히 손실되고 있었다.

용의 발톱은 차갑고 날카로웠고, 자신은 그저 사람 모양의 고깃덩어리 혹은 긴 뼈대 같았다. 고통이라는 명목으로 제자리에 단단히 못 박혀 있었다.

고통과 해탈은 마치 쌍둥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으며, 허황과 진실이 뒤섞여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 이런 끝없는 고통을 헤아려 보았는가? 아니면 언제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나?

꿈인가? 점점 머릿속에서 누군가의 모습이 떠올랐다.

잠식, 분해, 융합, 소녀의 뿔뿔이 흩어진 몸과 뭉쳐진 불멸의 영혼은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고통의 조각이었다.

거대한 괴물의 가슴속에 갇힌 부서진 소녀가 맛본 고통은 지금 자신보다 백배, 천배 더 강렬할 것이었다.

자수정 같은 눈동자가 겪은 모든 것을 말해줬다.

살려주실 건가요? 아니면…… 죽이실 건가요?

……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이성이 풀리기 시작했고 무거운 죄책감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긴 피리 소리와 기묘한 술법으로 악룡을 조종하여 이 세계에 짙은 재앙과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것은 소녀의 복수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죄가 초래한 결과인가?

마지막 힘을 다해 피리 소리가 지나간 방향으로 무거운 머리를 살짝 돌렸다.

시야가 점점 흐려졌다.

피리 부는 소녀와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이 점점 겹쳐졌다.

환상인가? 자기 위로인가?

멀리 보이는 소녀는 어깨를 살짝 세우고, 손에는 더 이상 불지 않는 피리를 쥐고 있었다. 그녀의 앞머리는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외롭게 서 있었다. 마치 오랫동안 유배된 외딴 섬 같았다.

끝없는 고독과 슬픔으로 둘러싸인 외딴 섬에는 억상 속에 일말의 쾌락과 해탈도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감각이 희미해지면서 끈적거렸고, 의식은 허무하고 가벼워졌으며, 귓가에는 실낱같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널 구하지 못했어…… 내가…… 널 죽였어.

누가 말하고 있는 거야? 나야……? 너야……?

——나에겐 매력적인 마법도 없고 더 이상 날 위해 달려줄 정령도 없어.

——내 결말은 불행한 절망이 되어버리겠지.

소녀의 눈동자가 반짝이며, 차가운 벽을 통해 다른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고, 마음은 당겨져 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점차 낮아져, 알아차릴 수 없는 떨림을 띠고 있었다.

긴 머리 소녀

…… 그가 대자로 누워 물속에 빠지자 거대한 하늘이 몸을 숙여 다가왔습니다.

짧은 머리 소녀

그 후에는요? 괜찮았어요? 용은요? 용은요?

긴 머리 소녀

그 후……

……

이게 이야기의 결말인가요?

끝없는 회한과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

[player name]님, [player name]님.

물에 빠진 듯한 느낌이었다. 몸 안의 모든 장기가 물에 잠겨서 붓고 시큼해진 것 같았다. 현기증, 무중력, 꿈에서 깨어난 듯 시작과 끝을 구분하지 못했고 자신도 모르게 숨을 크게 쉬기 시작했다.

공기마저 변한 것 같았고 엄청난 상실감이 나의 심장을 움켜쥐었다.

영혼은 한순간에 몸 속으로 끌려들어 가는 듯했고 눈앞의 핏빛은 빠르게 사라졌고 심장박동은 다시 가슴으로 돌아갔다.

한쪽 손을 어깨 위로 살짝 올리고 다른 한쪽 손은 머리 뒤로 올려서 차고 있던 연결 설비를 벗겼다.

눈에 들어온 것은 아이라의 얼굴이었다. 그녀는 몸을 살짝 숙인 채 내 어깨에 손을 얹었고, 광채가 가득한 눈동자는 상태를 확인하는 듯 내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말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기억이 점차 깨어났다.

적조 행동 이후,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한스의 인솔 하에 본대와 함께 공중 정원으로 돌아갔다.

지상 보고가 끝나자마자 아이라에게 연락해 세레나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사실대로 말해줬다.

상황을 알게 된 아이라는 수차례 의회에 현장 조사를 신청했지만 당시의 지상 상황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이유로 모두 기각됐다.

이번에는 상황이 특수해. 미안하지만 나라도 기각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어.

행동이 끝난 뒤 지상 수색을 담당하는 구조체 부대도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되어 모든 현장을 스캔하고 기록했고 수집된 샘플은 공중 정원으로 회수하여 분석했다.

만약 세레나와 관련된……

이름이 언급됐을 때 앨런은 잠깐 멈칫했다. 그것은 예술 협회 전체에 알려진 이름이자, 어린 나이에 명성을 얻은 예술가였다.

…… 어떤 단서이든 간에 예술 협회는 모든 자원을 사용해 끝까지 추적할 거야. 조사와 샘플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아이라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분석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어느 날 아이라가 나를 찾아왔다.

그녀는 나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당신은 세레나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에요.

당신이——

아이라의 목소리가 당신을 추억에서 끌어왔다.

당신은 방금 한 편의 '연극'을 체험했어요.

아이라는 팔을 내리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당신은 아이라 손에 들고 있는 소형 홀로그램 연결 장치를 보았다. 그것은 디자인이 정교했고, 기술 제품보다는 어떤 복고 장식품이나 신분의 상징, 모종의 왕관 같았다.

이 몰입형 홀로그램 연극 기술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적어도 사용자 체험 부분은 아직 사용 요구 사항에 도달하지 못했어요.

저는 이 기술이 본질적으로 원격 연결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원격 연결 기술은 지휘관과 구조체가 공감할 수 있게 해 줘요.

연극 체험은 사실 일종의 감정 연결이며, 대상의 관점에서 볼 때, 더 넓은 차원의 연결이에요. 연극의 연결은 캐릭터와 캐릭터 사이에 있을 뿐만 아니라 캐릭터와 관객 사이, 관객과 창작자, 배우 사이에도 있어요.

후반부는 세레나가 예전에 저에게 했던 말이에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원래 이런 경험이었어야 했어요——왜냐면, 당신은 연극에 빠졌기 때문이니까요.

이것이 지휘관님의 통찰력인가요?

익숙한 장난스러운 미소가 아이라의 얼굴에 떠올랐고,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눈은 진지했다.

꼭 임무 과정이 아니더라도 주변 사물을 관찰하고 요약 분석하여 그것을 활용해.

좋은 습관이네요. 많은 훌륭한 창작자들도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아이라는 한순간 침묵했고, 행방이 묘연한 절친을 떠올린 듯했다.

저에게 알려줄 수 있나요?

그녀는 몸의 자세를 가다듬고, 등을 약간 꼿꼿이 세웠다. 장기 선고 또는 형 집행 전 판결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당신은 방금 이 '연극'에서 무엇을 보았나요?

아이라는 놀란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당신은 용사인가요? 아니면 그 안에서 용사 역할을 하고 있나요?

……

제 기억 속 이야기의 결말과

...전혀 다르네요.

<아카디아 대철수>라는 연극을 들어보셨나요?

젊은 천재 오페라 가수가 쓴 이 작품은 흠잡을 데가 없어서, 공중 정원 대극장에서 개막한 첫 회부터 매진 사례가 발생하여, 표 한 장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것은 세레나가 정식 무대에 올린 첫 번째 오페라 작품이면서, 이름을 알리게 한 작품이기도 해요.

저와 세레나는 연극 <폭풍우> 때문에 알게 됐어요.

작은 전시회에서 소녀는 허름한 홀로그램 투영 기계를 이용해, 유행으로부터 버림받은 황금시대의 명작을 각색, 연출하고 있었다.

프로스페로 공작은 안토니오를 용서했어요.

나브레스의 국민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아름다운 땅에서 살고 있었어요.

분쟁과 충돌이 있었지만, 나브레스의 미래는 여전히 희망찼어요.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야기의 결말은 원작과 같은 해피엔딩이었다.

그 당시 아이라는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 라고 생각했지만, 같은 길을 걷고 나서야 점차 깨달았다.

창작자의 진정한 의도는 작품에서 드러난다.

무엇을 고민하고, 경험했으며, 진정으로 전달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도.

창백한 억측이든 아니면 분노, 오만, 순진, 자만, 미천, 욕구, 유구무언, 말로 할 수 있거나 할 수 없는 모든 의미.

그렇다면 왜 이 이야기는 이런 결말인 걸까?

<아카디아 대철수>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세레나는 모든 인터뷰와 축하 초대를 거절하고, 내게 휴가 신청을 해서 허락했다.

어떤 창작자들은 작품 이외의 화려한 세계에서 자신을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했는데, 이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당시의 나 역시 <아카디아 대철수>가 세레나의 작가 인생에서 보잘것없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 기간 동안, 난 그녀를 딱 한 번 만났어.

많은 카메라와 각종 매체를 통해 꽃과 박수로 둘러싸인 의기양양한 신세대 예술가의 모습과는 달리, 앨런이 본 세레나의 모습은 칭찬을 조금도 탐닉하지 않았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흐트러졌고, 걸음걸이는 분주했으며, 유명해진 후 일말의 여유로움이나 자만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늘날까지도 어떤 적과 영원히 대치하고 있는 것처럼, 조금의 만회할 여지도, 숨 돌릴 틈도 없었다.

그녀는 협회의 연극 로봇 '햄릿'의 장기 사용 및 자료 제출 권한을 내게 신청했어.

앨런은 세레나가 처음 예술 협회에 가입했을 때, 사용했던 노트를 포함한 원시 데이터 자료와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매우 원시적인 창작 수단과 기록 매체였다.

호기심이 생긴 그는 노트에 담긴 내용을 세레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판타지 스토리예요.

세레나의 표정에는 보이지 않는 수줍음이 있었지만, 곧 그런 기색에서 벗어나 옅은 미소를 지었고, 보랏빛 눈동자에는 시종일관 순수한 빛을 볼 수 있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판타지 스토리인데, 제가 오페라라는 장르를 접하기 전에 쓴 스토리예요. 너무 어설프고, 아무런 규칙도 없어요.

첫번째로 창작한 이야기라고? 아직 완성하지 못했어?

네... 첫번째로 창작한 이야기예요. 원래 정했던 결말을 쓰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친한 친구와 얘기하면서 새로운 생각과 해석이 생겼어요.

원래 이야기를 수정할 거야?

세레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이내 웃으며 말했다.

수정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어요. 전 여전히 이 스토리를 완성하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협회의 최신 연극 로봇을 빌려서 이 스토리의 리허설을 진행하고 싶어요.

당연히 되지. '햄릿'은 그러라고 있는 거야.

고마워요. 회장님.

나중에 앨런이 만난 세레나는 고고학 소대의 대원이자, 구조체 세레나였다.

당신이 방금 체험한 것은 세레나가 창작한 첫 번째 작품이에요.

'햄릿'은 예술 협회가 소유한 홀로그램 AI 연극 로봇의 이름이에요.

그것은 최신형 연극 공연 기술을 적용해, 전통 연극 공연과 달리 완전 몰입형으로 체험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제작비나 기술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업적 활용은 하지 못했어요.

당신이 지금 체험하고 있는 기계는 공중 정원에서 유일한 거예요. 그것의 정기 점검은 과학 이사회에서 담당하고 있고, 감사원의 검증 승인을 통과해야 해요.

'햄릿'이라는 이름은 앨런 회장님이 직접 지었어요.

아이라는 우주 정거장에서 들려오는 우주의 속삭임이나, 붉은빛으로 뒤덮인 황무지에서 부르는 고래의 노래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세러나의 흔적을 쫓아다녔다.

하지만 언제나 한 걸음 차이여서,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세레나가 오페라를 포기했고, 예술도 포기한 줄 알아요.

하지만 아니에요. 바로 예술에 대한 욕구, 진실을 그리려는 열망 때문에, 세레나는 구조체가 된 거예요.

많은 사람들은 세레나가 우주 정거장 임무 때부터 삶의 희망을 잃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니에요.

죽음과 인사를 할 때, 이합 생물 속에 부서진 인간형과 마주친 그 눈이 뇌리에 각인됐다.

마음이 들끓었다.

세레나는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이 결말이 너무 성급한 건 아닌가? 또 사람을 슬프게 하는 건 아닌가?

'햄릿'의 데이터 정보를 보면, 총 3개의 기록이 세레나가 자료를 업로드한 것으로 나와요.

모든 데이터는 동일한 소프트웨어 팩에 업로드됐고, 간단하게 암호화도 진행됐어요.

첫 번째 업로드는 세레나가 예술 협회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고, 두 번째 업로드는 <아카디아 대철수> 공연이 끝난 후, 세 번째 업로드는 마지막 우주 정거장 미션 직전이었어요.

이 스토리는 결말이 하나뿐만이 아니었다. 아마도 세레나는 이 스토리를 반복해서 수정했을 것이었다.

세레나는 이 스토리를 수없이 연습했다.

이것은 주고받은 메일에서 세레나가 언급한 몇 안 되는 작은 일이었고, '햄릿'의 백그라운드 소프트웨어 운행 데이터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연극작가로서, 출연자로서, 관객으로서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느꼈는지.

아이라는 생각했다.

'햄릿'의 소프트웨어를 폭력적으로 풀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꽃을 분해하길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는 경험하길 원했고, 듣기를 원했고, 극 중의 사람, 관객, 체험자의 신분으로, 세레나가 남긴 메시지를 느끼는 것 같았다.

소위 말하는 지각과 영감에 기대어, 허무맹랑한 공명을 추구했다.

어쩌면 이런 행동은 자기 위로와 같았고, 이런 고집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었다. 다른 결말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마음과 상황이 영원히 통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런거야, 세레나?

이 연극을 다시 한번 느껴보시겠어요? [player name]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