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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각자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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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인류의 역법으로 계산하면 이제 '동지'가 곧 다가오겠네요.

'동지'란 가을의 끝이자 겨울의 시작이에요. 지구가 근일점 부근에 도달해 태양이 남위 23.5°를 비출 때를 뜻해요.

이날은 1년 중 낮이 가장 짧은 날이 될 거예요——

그래서 과거에 인류는 이날을 소중하게 여겼어요.

그 이유는 차가운 천문학적 데이터가 아니라 인간미 넘치는 문화와 관련되어 있었던 것 같네요.

'크리스마스'라는 명절은 원래 한 종교 현자의 탄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라고 해요.

그러다가 사람들이 1년 동안 열심히 일한 뒤 자신을 해방시키는 휴일이 됐어요.

과거 인류는 전날 다양한 장식과 음식 그리고 선물을 준비했다고 들었어요.

영시가 되면 평화를 상징하고 평온한 '크리스마스이브'로 불리는 전날이 역사가 되면서 새해가 되요.

옛날 인류는 오랜 시간 종소리를 울렸고 침대에서 산타클로스가 굴뚝으로 들어와 조용히 선물을 내려놓는 걸 기다리다 잠들었어요.

……

네, 지휘관님이 제 선물을 받으면 좋아하시겠죠.

근데... 좀 난감하네요. 이런 걸 선물하는 게 정말 좋은가요? 지휘관님은 제가 애교 부리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좋은 시기를 찾아... 둘만 있을 때 꼭...!

리브가... 걱정하는... 그거와 관련이 있나요...

...가만히 둬선 안 돼... 무슨 일이든... 해결해야 해...

...하지만 지휘관님...

지휘관님은 이미 충분히 바빠... 우리 일은 더 이상...

엥? 지휘관님?

전부 들으셨나요?

(한숨 쉬며) 더 이상은 숨길 수 없을 것 같네요.

지휘관님, 리브의 최근 상태가... 무슨 고민이 있는 게 틀림없어요.

의식의 바다 안정에 영향 줄 정도는 아니지만 과연 그녀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맞아요. 다음 임무의 행동 시간도 정해졌잖아요.

그래서 리브가 기운을 낼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런데 지휘관님들이 요즘 너무 바빠서 리하고만 상의했는데 지휘관님이 시간을 내서 우리 대신 걱정할 줄은 몰랐어요.

지휘관님을 제외한 건 실수야. 루시아.

죄송해요. 지휘관님! 저는 지휘관님이 우리를 걱정하지 않았으면 해서...

아무튼, 루시아. 그 일을 지휘관님에게 다시 한번 설명해드려. 어쨌든 결정권은 지휘관님에게 있으니까.

응, 그 일은 십몇 일 전인 월초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루시아

그날 저는 여느 때처럼 리브 방에 가서 그녀의 정비 상태를 물었어요.

하지만 그녀가 눈썹을 찌푸린 모습을 봤고 걱정이 돼서 적당한 이야기 주제를 찾아 분위기를 띄우기로 했어요.

——그나저나 다들 임무를 수행하느라고 여유가 없는데 휴가 받으면 다들 좋아하겠지?

이 주제로 역시 리브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어요.

방학이요... 오랜만에 이 단어를 들을 것 같아요.

루시아

우리는 아직 전쟁 중에 있고 침식체들도 휴가를 가지 않으니.

하지만—— 요즘 임무가 긴박하지 않아서 지휘관님께 말씀드리면... 승인받는 건 어렵지 않을 거야.

루시아가 휴가를 내고 싶다니 뜻밖이에요... 근데 휴가가 정말로 있다면 그럼... 음...

참, 휴가 하면 요즘 '그것'을 빼놓으면 안 되죠!

루시아

'그거'?

크리스마스요! 1년마다 한 번 있는 크리스마스! 과거 인류가 지표면에서 살았을 때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던 명절!

휴일 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면 크리스마스뿐이에요.

루시아

나도 들어본 적 있어. 크리스마스는 현자의 생일을 기리기 위한 명절로 어느 수녀가 알려준 것 같아.

하지만 나도 경험해 보지 못했어...

네, 크리스마스마다 온 도시가 살아 있는 것처럼 시끌벅적했을 거예요.

루시아

음... 공습을 당한 난민들이 서둘러 피난을 가는 느낌?

... 루시아만이 할 수 있는 말이랄까. 그렇지 않아요. 크리스마스 때는 다들 편안하고 즐겁고 스트레스도 없어요.

거리에는 많은 크리스마스트리가 놓이고 집과 집 사이에는 알록달록한 색색의 전등을 걸고 어른들은 사 온 선물을 정성껏 포장해서 입구에 놓아두고...

그리고 아이는 춤추고 웃으며 밖에서 눈싸움을 하다가 누군가 그들의 이름을 부르면 쏜살같이 집으로 들어가 성대한 크리스마스이브의 저녁을 기다려요.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수다를 떨어요. 작은 일이지만 정말 행복해요.

루시아

리브는 좋은 추억이 있는 것 같네.

사실은... 루시아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지 않아요. 가족들이 함께 크리스마스를 축하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루시아

...어째서?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크리스마스 때마다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이 부럽기도 하고 마음 속으론 저도 그들처럼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루시아

……

하, 지금 생각해도 너무 슬퍼요. 가족과 함께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구조체가 되면 크리스마스를 보낼 기회조차 없어지겠죠.

루시아

그러면 지휘관님에게 휴가를 신청하자.

그래도 될까요?

……

하지만... 역시... 그만두는 게 좋겠어요...

네. 맞아요.

리브에게 이런 얘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신경 쓰는 걸 알았으니 리브가 이것 때문에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

루시아는 리브에게 그런 조언을 하지 않았어?

지휘관님에게 휴가를 신청하라는 거.

내가 말하면 이상하지만 일과 휴식을 병행하면 임무 수행의 효율도 높아져.

또한 각 소대 멤버들이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서로 간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면 앞으로의 행동에도 큰 도움이 될 거야.

리, 네 말은...

음...

뭐?

지휘관님의 뜻은...

...알았어요. 확실히 공중 정원의 임무 단속규정에는 확실히 이런 제한이 없어요. 상황이 허락하는 한 크리스마스 축제를 여는 것도 우리의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을 거예요.

다음 임무에 대해 내가 확인한 걸 말하자면 장소는 구시대 러시아 북부에 있는 작은 마을이야.

임무 내용도 간단한 지역 조사일 뿐 대량 침식체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면 안전에는 문제가 없어.

장소도 좋아.

장소?

루시아... 크리스마스하면 눈이 필수겠지?

그렇다면... 임무를 준 고위층도 이런 점을 고려했단 말이야?

그 건 네가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

한편 공중 정원 내부에서는...

에취——

이상하군. 온도 조절 시스템이 고장 났나?

왠지 쌀쌀한데.

혹시 누가 하산님을 욕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한겨울에 러시아로 사람을 보내 임무를 수행하게 했으니.

그게 전부 내 지시가 아니란 거 알잖아. 세리카.

모르겠는데요~

알았어. 이제 그만 놀려. 우리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아.

의장님, 저에게 언제 편안한 휴일 근무를 마련해 주실 수 있으세요?

한 번만 봐주지.

좋아요. 하산 의장님... 원칙적으로 저는 의장님의 안배가 좀 과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임무는 원래 그레이 레이븐과 같은 전투력의 파티가 수행해서는 안 돼요.

그들은 이미 충분히 고생했어.

심정으로는 저도 의장님의 결정을 지지해요.

모든 것이 순조롭기를 바랄 뿐이야. 그 아이들이 눈 내리는 걸 봤는지 몰라.